「유산의 기록」
갤러리 더스페이스중학은 2026년 5월 20일부터 6월 7일까지 임철 개인전 「유산의 기록」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궁과 장승을 중심으로 한 사진작업 29점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전통적 대상들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작업을 소개한다.
임철은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상업사진과 문화유산 아카이브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진작업을 지속해온 사진가이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대상의 재현이나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적 대상 안에 축적된 시간과 조형적 긴장을 사진적으로 드러내는 데 주목해왔다. 상업사진에서 축적된 정제된 감각은 화면의 밀도를 형성하고, 동시에 유산을 바라보는 시선에 독자적인 긴장감을 더한다.
이번 전시 「유산의 기록」은 작가가 고등학교 시절 경복궁에서 처음 사진을 시작했던 경험에서 출발한다. 당시 궁궐의 고요하고 안정된 공간감은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첫 인상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며 전통문화와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점차 확장되었다. 특히 지도교수였던 육명심 선생님의 장승 작업은 궁과 장승을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랜 시간 상업사진 작업에 몰두했던 작가는 다시 개인 작업으로 돌아오며, 익숙했던 궁과 장승을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때 기록은 단순히 대상을 남기는 행위가 아니라, 이미 존재해 온 시간을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인식하는 과정으로 전환된다. 「유산의 기록」은 바로 그 지점에서 형성된 작업이다.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특정한 연출이나 과도한 해석을 더하기보다, 대상이 놓여 있는 상태 그대로를 바라보고 촬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궁의 공간과 장승의 형태를 중심으로, 빛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며 익숙한 대상을 조금씩 낯선 거리에서 드러내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궁과 장승은 단순한 건축물이나 민속적 조형물이 아니라, 시간의 층위를 지닌 존재로 새롭게 인식된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믿어온 유산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임철의 사진은 궁과 장승을 과거의 유물로 고정하지 않고, 지금도 시간 속에 존재하는 대상으로 불러낸다. 그렇게 그의 작업은 유산을 기록하는 일이 곧 시간을 응시하는 일임을 보여준다.
임철 | Lim Chule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상업사진과 문화유산 아카이브 작업을 병행해온 사진가이다. 전통적 대상이 지닌 조형성과 빛의 관계, 그리고 시간의 축적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에 주목해왔다.
개인전
2026 「유산의 기록」, 갤러리 더 스페이스중학, 서울
주요 단체전
2017 「사진記전」
2008 「패션사진작가전」